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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탐사장비

나무로 인공위성을 만든다? 우주공간에 나무를 보낸 일본의 엉뚱한 실험결과!

by 과학으로 공부하기 2023. 5. 30.

 

 

일본 교토대학교와 스미토모임업이 개발할 나무 인공위성의 상상도. 교토대학교 제공

 

 일본에서 인공위성을 목재로 만들 수 있다는 엉뚱한 실험결과가 나왔습니다. 골판지와 종이를 사랑하는 일본이 이제는 인공위성까지 나무로 만들다니, 참 황당하게 들리는데요. 사실 인공위성을 나무로 만드는데는 나름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수석 연구원이자 전직 우주비행사인 도이 타카오(68)가 최근 교토대학교 연구팀의 목재 인공위성 내구성 실험 결과를 소개했습니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나무로 만들어진 목재 인공위성은 우주에서의 내구성 면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혀졌습니다.

 교토대학교 연구팀은 작년 3월에 산벚나무, 후박나무, 사스래나무(고채목)의 조각을 국제우주정거장(ISS) 일본 실험동 'KIBOU(일본어로 희망을 뜻함)'로 전송하여 약 10개월간 ISS 외부에 노출시켰습니다. 이후 우주공간에 있던 나무를 회수하고 내구성을 조사한 결과, 연구팀은 나무 조각들에 거의 변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ISS KIBOU 실험동에 보내진 목재 샘플. 출처 : 교토대학교 홈페이지

 도이 타카오 연구원은 "수거한 나무 조각을 현미경 등으로 확인한 결과, 세 종류의 나무 조각 모두 깨지거나 휘어지는 등의 문제가 없었으며 표면 마모 역시 거의 없었습니다. 내부 수분은 약간 빠져나갔지만 기준치 이내였습니다."라고밝혔습니다.

 또한 도이 연구원은 "우주 공간은 극단적인 온도 변화와 강한 방사선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294일 동안 노출된 나무 조각들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나무로 만든 인공위성의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줍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교토대학교는 현재 일본 스미토모임업과 협력하여 나무로 만들어진 인공위성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개발팀은 내구성이 검증된 후박나무로 몸체를 구성하기로 결정했으며, 이 위성의 발사는 내년에 예정되어 있습니다.

 

나무 인공위성 개발 이미지. 출처 : 교토대학교

 

 나무로 만든 인공위성을 개발하는 배경에는 심각한 우주 쓰레기 문제가 있습니다. 금속으로 제작된 위성은 기능 상실 후 궤도를 떠돌다가 부서져 우주 쓰레기를 발생시키는데 반해, 나무로 만든 인공위성은 내구성이 강하고 우주 환경에도 잘 적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우주 쓰레기는 매우 작은 조각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크기가 약 1㎜인 페인트 조각조차도 초당 약 7.8㎞의 높은 속도로 우주 공간을 날아다니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무 위성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본 이외에도 이미 핀란드의 목재 업체인 UPM 플라이우드가 2021년에 초소형 나무 위성 '위사 우드샛(WISA WOODSAT)'을 제작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핀란드는 유럽의 가장 큰 목재 수출국이기 때문에 목재를 활용한 위성이라는 개념에 먼저 도전한 것 같습니다.

 

URM Plywood의 목재인공위성. 출처 : URM Plywood 홈페이지

 

 나무 위성은 우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인 접근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주 환경에서 내구성을 유지하면서도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나무 위성의 개발은 우주 탐사와 위성 운영의 지속 가능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중요한 발전입니다.

 나무 위성은 지구 환경에도 친환경적이며, 우주 탐사와 통신, 기상 예측, 지구 관측 등 다양한 용도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나무는 재생 가능한 자원이므로 나무 위성의 제작과 운영은 지속 가능한 우주 활동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나무 위성의 발전은 우주 쓰레기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동시에, 우주 탐사와 우주 기술 발전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와 협력을 통해 나무 위성의 발전과 실용화에 노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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